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로 불렸던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 대행이 드디어 공식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그리고 본인이 감독이 되면 꼭 달고 싶었던 번호인 김재박 전 감독의 번호 70번도 받는데 성공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제16대 박진만 감독 취임식'을 열었다. 원기찬 대표이사가 박진만 감독에게 적접 유니폼과 모자, 기념 일러스트를 전달했다. 오재일은 선수단 대표로 나서 박진만 감독에게 꽃다발을 안기기도 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18일 계약 기간 3년 최대 12억(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천만원, 옵션 총 1억5천만원)의 조건에 사인하며 사령탑에 올랐는데 이번 취임식으로 공식적으로 감독 자리에 선임되었다.
명가재건을 노리고 있는 삼성은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 8월 1일 시즌 중 성적 부진으로 인하여 허삼영 전 감독이 퇴진 의사를 밝히자, 당시 퓨처스(2군)팀 사령탑이었던 박진만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허삼영 퇴진 당시 9위였던 팀을 끌어올리긴 했으나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 대행 이후 28승 22패로 이 기간 승률 4위(0.560)에 올랐다. 이에 삼성은 두 달 동안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고 성과도 낸 박진만 감독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해 다음 시즌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에서 박진만 감독은 "선수 시절 2005년에 삼성으로 와서,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그때가 기억난다"며 "부담감도 크지만, 후반기에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2023년이 더 기대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 코칭스태프가 구성 중인데, 그 건에 대해선 "포스트시즌 기간이라 인선을 기다리고 있다. 수석코치가 공석인데 심사숙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면 이번 달 안에 결정되겠지만 조금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등번호 70번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선 "김재박 감독님이 어렸을 때부터 우상이었다. 현대에 입단했을 때 김 감독님이 70번을 쓰셨는데, 야구 스타일을 많이 배웠다. 코칭스태프가 되면 쓰고 싶었는데,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김재박 감독님 스타일로 야구를 하겠다는 건 아니다. 선동열,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야구를 배웠다. 그분들의 야구를 종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대행 시절 팀 내 경쟁 분위기를 만드려고 했다. 선수층이 두꺼워져 한 사람이 부상으로 빠져도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기조는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무리 훈련 계획에 대해선 "젊은 선수들 위주니깐 기본기, 기초를 탄탄하게 만드는 게 우선이다. 아직은 혼자 훈련하는 게 힘든 선수들이라 기초를 만들어주고, 개인 훈련 기간에도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밝혔다.
올해 오프시즌 최대의 화두인 외국인 선수 연봉합산에 대해선 "모두 좋은 결과를 보여줬고, 안정적인 선수들이기에 재계약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지만, 가능성은 쉽지 않아보인다. 또 FA 영입보다는 트레이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상황을 봐야겠지만, 포지션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포수 뎁스가 두텁다. 올해 FA 시장은 포수가 많다. 상황을 지켜보고, 여러 가지 트레이드를 생각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대행을 하면서 다른 포지션, 특히 야수는 좋은 신진급 선수들이 있고, 선발이 안정감이 있다. 다만, 불펜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했다. 조건이 맞는다면 채웠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여 팀 내의 포수 자원들과 좋은 투수들을 바꿀 의향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불과 1년 전 KT 위즈와 1위 결정전을 치뤘지만,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선 "여러 이유가 있지만, 선수들이 코로나로 인해서 자기 컨디션을 찾지 못 했던 점이 크다. 선수층이 얇다 보니 대처하지 못 했다"라고 이유를 짚으며 대내외적인 선수층 보강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진만 신임 삼성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1996-2004), 삼성라이온즈(2005-2010), SK 와이번스(2011-2015)에서 활약하며 '국민 유격수'라는 애칭을 얻었다. 현역 시절 5차례의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김재박-류중일-이종범-박진만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유격수 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는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 WBC 준우승,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대한민국 야구 황금기를 함께 했다. 통산 타격 성적은 1993경기 타율 0.261 153홈런 781타점을 기록했다. 은퇴 이후 2016년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7년 다시 삼성으로 돌아와 1군 수비 코치, 작전 코치, 2군 감독, 1군 감독 대행 등을 경험하며 삼성의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원기찬 삼성라이온즈 대표는 "지난해 이맘때 가을야구 주인공으로 포스트시즌 준비에 한창이었으나 올해는 아쉽게도 그 축제에 함께 참가하지 못 했다. 오늘은 아쉬움을 토로하는 자리이다. 예년보다 내년을 한 달 먼저 준비하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목표와 희망을 가지고 새롭게 출발하는 뜻깊은날"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 선인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적극 지지하고 있다. 우리는 왜 박진만 감독을 선택했을까. 2023시즌 삼성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지난해 강력함을 다시 보여줄지, 또다시 가을의 이방인이 될지 기로에 서 있다. KBO 10개 구단이 모두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비을 발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치열한 준비, 강한 실행력이 필요하다. 선의의 경쟁과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 혼연일체된 모습, 프로페셔널한 플레이로 팬들에게 감동을 전할 팀. 이런 걸 할 수 있는게 박진만 감독"이라며 감독 선임의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삼성의 2차례 우승을 이끌었고 5년간 삼성의 수비와 주루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삼성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전략과 소통에도 능해 팀을 확실하게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시즌 이승엽 감독을 선임한 두산에 이어 박진만 감독을 선임한 삼성, 강인권 감독을 선임한 NC까지 변화를 주면서 KBO 리그는 한층 더 뜨거운 열기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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