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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SSG 랜더스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by 더 스포츠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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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가 사상 첫 대기록을 작성했다. 10월 4일 기아타이거즈와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2위였던 LG트윈스가 패배하면서 SSG랜더스가 매직 넘버 1을 지우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 우승은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출발선(개막)부터 종료까지 1위로 결승선을 통과(우승)하는 것)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되었다. 이는 전신인 SK 와이번스에서 이름을 바꾼지 두 시즌만에 이뤄낸 기록이라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SSG-랜더스-로고
SSG 랜더스 로고/출처: QUEEN

 

SSG 랜더스는 10월 3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석패를 당하며 아쉽게 자력 우승에 실패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다음 날 열리는 LG 트윈스의 경기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 열린 기아와 LG의 경기는 치열한 5강 싸움 중인 기아타이거즈가 초반부터 기세를 잡으며 LG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1회초 소크라테스의 2타점 적시타와 최형우의 투런포로 앞서나간 기아는 3회말 2점을 내주긴 했으나 6회 박동원의 2타점 적시타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박찬호의 희생플라이와 류지혁의 적시타로 대거 4점을 뽑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말 LG에게 1점을 내주긴 했으나 승부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 하는 점수였고, 이대로 경기는 8:3으로 끝났다. 그리고 이 경기를 기아타이거즈가 잡아내면서 SSG의 대기록이 탄생하게 되었다.

 

 

SSG-랜더스-월별-기록
출처: 연합뉴스

 

 

두산 원정 경기를 의해 서울 원정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SSG 랜더스는 내일 열리는 두산과의 경기에 앞서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SSG는 올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10연승을 달리며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줬다. 개막전 선발로 나온 윌머 폰트가 비공인 9이닝 퍼펙트라는 진기록을 수립한 4월 2일부터 개막 10연승을 질주하며 2003년 삼성 라이온즈가 세운 KBO리그 개막 최다 연승과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6월까지 3개월 동안 47승 3무 25패를 기록하며 승패 차 '+20'을 기록했다. 7월에도 16승 3패라는 기록으로 2위권을 7~8경기 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기도 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인터뷰에서 "랜더스의 우승은 구단, 선수단, 팬이 삼위일체가 되어 만들어낸 결과이다. 개막전부터 1위를 지킨다는 것이 선수단에게 큰 도전이었다"며 "어려운 상황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선수들은 하나가 되어 이겨냈고, 경기장에서 열광적으로 응원해준 팬분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구단주를 비롯해 그룹 구성원들의 세심한 지원과 격려로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편하게 시즌을 치룰 수 있었다"고 했다. 주장 한유섬은 "개막전부터 너무 잘해준 모든 선수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아직 페넌트레이스가 남아있으니 남은 경기들을 잘 마무리하고 한국시리즈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또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우승 직후 인스타그램에 "'이제 9부 능선을 넘었다. 가즈아 랜더스. 언제나 너의 곁에 있을게'라고 쓴 팻말을 걸었고, "언제나 너의 편이 돼줄게. 넌 날아올라 하늘 높이 우리의 힘찬 함성을 타고, 위 아 어메이징 랜더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SSG-랜더스-와이어-투-와이어-우승-기념-로고
출처 국민일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130년이 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기록이다. 1927년 뉴욕 양키스, 1955년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 198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1990년 신시내티 레즈,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5개 팀만이 가지고 있는 진기록이다. SSG 랜더스가 이렇게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경기 내용이다. 올 시즌 연승은 길게 가져가고, 연패는 짧게 가져갔다. 10연승과 8연승 각각 한 번, 5연승 2회, 4연승 3회, 그리고 3연승 7회를 달성했다. 반면 연패는 3연패가 가장 길었는데 그나마 그것도 4번에 그쳤다. 또다른 비결은 과감한 결단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90승을 거둔 투수 이반 노바와 메이저리거 CJ 크론의 동생인 케빈 크론을 영입했다. 그러나 둘 다 만족스럽지 못 한 시즌을 보냈고 결국 SSG가 승부수를 던졌다. 이반 노바를 대만야구에서 활약 중이던 숀 모리만도를, 케빈 크론을 메이저리그에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경력이 있는 후안 라가레스로 교체했다. 모리만도는 7승 1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하며 견고한 투구를 선보였고, 라가레스는 타율 0.315 6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며 SSG가 후반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위기가 찾아왔을 때 공백을 잘 메워주면서 타선이 버틸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SSG도 불안한 점은 아직 존재하는데 바로 마무리 자리이다. 이 자리는 시즌 초반 김택형이 맡다가 김택형이 부진으로 인해 서진용으로 마무리가 교체되었고, 문승원이 부상 복귀하면서 문승원으로 다시 마무리가 교체되었다. 하지만 9월 이후 SSG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이 7.36으로 10개 구단 불펜 중 가장 높았고, 블론 세이브도 가장 많은 8개를 기록했다. 그래서 한때 윌머 폰트를 임시 소방수로 활용할 계획까지 고려할 정도이다. 물론 3주 간의 휴식이 SSG의 불펜에게 보약이 된다면 통합우승도 꿈은 아니긴 하지만 큰 경기에서도 불펜이 불안하면 김원형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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