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중국이 개최를 포기하면서 새로운 개최국을 찾게 된 AFC가 17일 발표했다. 주인공은 카타르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다시 아시안컵을 유치하게 됐다. 카타르는 올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2023 AFC 아시안컵, 2024년 AFC 23세 이하 아시안컵까지 줄지어서 개최하게 되었다.
한편, 63년 만에 아시안컵 유치를 노렸던 한국 축구계의 야심은 무산되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오늘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회에서 2023 AFC 아시안컵을 카타르에서 개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알렸다. 축구협회는 "대회 유치를 위해 지난 몇 달간 최선을 다했으나 아쉽게 경쟁에서 실패하고 말았다"라며 "열렬한 성원과 기대를 보내주셨던 축구인, 축구팬,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본래 이번 아시안컵은 오는 2023년 6월 중국에서 18번째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유치에서 한국은 합리적 명분을 내세웠고 카타르는 거대한 실리를 약조했다. 한국은 동서 지역 균형과 일정 유지 등을 고려했을 때 동아시아가 합리적인 순서라고 봤으나 월드컵 인프라와 '오일 머니'를 앞세운 카타르의 물량 공세를 넘어서지 못했다. 축구협회는 "카타르가 아시아축구연맹에 자국 기업의 스폰서 참여와 자국 방송사의 대규모 중계권 계약, 대회 운영비용 지원 등 막대한 재정 후원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2022 월드컵을 위해 건립한 최신 스타디움을 아시안컵에 활용해 대회 인프라 수준을 높인다는 계획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협회는 개최지 결정권을 가진 AFC 집행위원 전원을 수시로 개별 접촉하면서 설득에 나섰고 한국 개최의 명분과 당위성에 공감하는 많은 집행위원들의 동의도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다. 아시아 축구의 주도권을 쥐려는 중동 국가들의 파격적 공세와 지원도 판세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치 실패에 따른 깊은 반성과 함께, 향후 국제경쟁력과 축구 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하고 실천하겠다"며 "아쉬움을 딛고 이제는 다가오는 카타르 월드컵과 내년 여자 월드컵 등 국제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 이번을 계기로 더 노력하고, 더 혁신하며, 더 큰 기쁨을 주는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어차피 질 싸움이었다는 관측도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9월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아시안컵 유치 발대식을 갖고 홍보에 나섰다. 그런데 문제는 대내적 홍보에만 열중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시안컵 유치에 대한 홍보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9월 A매치 2연전 당시 "아시안컵 유치 원해? 응~원해"라는 문구가 포함된 홍보였다. 하지만 대외적인 홍보가 부족했다. 현재 AFC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없는 것과 다름이 없다. AFC를 구성하고 있는 위원 중엔 한국인이 없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북한, 홍콩, 부탄, 스리랑카, 심지어 괌까지 위원을 두고 있다. 우리끼리 "우리는 아시아 축구 강국이다"라는 말과 함께 자신있게 도전장을 내미는 건 의미가 없다. AFC에서 영향력 자체가 없는데 집행위원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은 관측이 있다. 이는 그동안 계속 지적됐던 축구 행정 및 외교적 문제가 쌓이고 쌓여 터진 것이다. 물론 카타르가 물질 공세로 나온 건 맞다. 참가국들의 항공료, 체류비, 인건비까지 모두 부담하고 스폰서 추가 참여, 자국 방송사의 대규모 중계권 계약 등 엄청난 후원은 코로나10로 재정이 궁핍해진 AFC로선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꾸준히 행정-외교로 AFC에 기반을 놓지 않은 탓이 가장 크다는 예측이다. 지속적인 노력 없이 단순히 '물질 공세'로 돌리는 건 핑계다. 기본적인 기반을 잘 닦아 놨다면 가능성이라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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